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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결말 장국영 의미

by 달려용 202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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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미있게 본 강말금(강수혜) 주연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결말'에 대한 리뷰입니다. 나이 마흔이 된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지만 연령대와 상관없이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고 위로가 될 수 있는 작품아 아닐까 싶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열심히 일만하고 계시거나 일에 대한 열정으로 앞만 보고 달려가는 분, 어쩌면 어떤 목표나 계획보다 그냥 삶을 살아가는 모든 분이 한 번쯤 보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포스터
찬실이는 복도 많이 포스터

찬실이는 복도 많지 줄거리

어느 감독의 밑에서 PD라는 직업으로 살아온 마흔이 된 여인이 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다음 작품을 준비하던 도중 감독의 돌연사로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PD라는 직업을 생각했을 때는 오랜 기간 경력이 있으면 감독이 없어도 충분히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극중 이찬실은 투자자가 봤을 때 감독 밑에서 그냥 열심히 일했던 사람으로 보입니다. 일반인이 보면 대단한 직업처럼 비치지만 영화계에서 그녀는 이름 없는 그냥 그런 사람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경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오랜 세월을 영화만 바라보고 달려왔건만 이찬실의 미래에는 더 이상 PD라는 명함이 무의미합니다.

 

 

이찬실 생계를 위한 직업을 선택하다

배우 소피는 이찬실과 언니 동생하며 지내는 사이로 어느 날 찬실은 소피네 집에 놀러 가게 되는데 청소를 도와주던 분이 사고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본인이 나서서 일을 하겠다고 말을 합니다. 극 중에서는 코믹하게 상황을 묘사했지만 친한 동생의 돈을 받고 일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보다 먹고살기 위한 절박함이 더 컸을 것입니다. 그렇게 찬실은 영화가 아닌 생계를 위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부분부터 스포일러 포함됩니다. 아직 안 보신 분은 영화 먼저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장국영이 의미하는 것

영화 PD에 대한 맹목적인 삶을 포기하고 세상을 바라보니 이 또한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피의 집안일을 하면서 알게 된 소피 후배 김영에 대한 감정은 그동안 삭막하게 살아온 자신에게 커다란 활력이 되었습니다. 나이 마흔이 되었지만 결혼도 아이도 없다는 현실도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이때 흰색 러닝셔츠에 짧은 반바지를 입은 장국영이라는 사람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특별히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장국영은 이찬실의 마음을 달래주고 진짜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영화 속 장국영은 다른사람(할머니)에게는 보이지 않는 환영에 불과한데 처음에는 잠깐 스쳐가는 사람이었지만 점점 찬실과 가까워지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본인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아가게 됩니다. 환영과 관련된 대표적인 작품은 애니메이션 라이 뚜이가 있습니다. 주인공 레미(생쥐)가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 속의 인물 구스토와의 대화를 통해서 고민을 해결해 나갑니다.

 

고정관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이찬실

김영-찬실-의자
서먹한 김영(왼쪽)과 찬실(오른쪽)

찬실은 김영을 좋아하게 되면서 도시락도 만들고 연애에 대한 감정을 점점 키워가게 됩니다. 자기만의 세계관에 갖혀 있던 그녀는 오즈 야스지 작품이 갖고 있는 매력을 김영에게 어필합니다. 하지만 각자 취향이 다르면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 하더라도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법! 찬실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기보다 자신의 주장합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일방적으로 행동으로 표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일에 대한 후회와 죄책감으로 괴로워 하는데 김영은 찬실이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만의 취향이나 성향을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심리는 그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욕망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나는 타인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있는가 대입하게 됩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결말

할머니(윤여정 분)는 나이 70이 넘어서 글을 배우기 시작하셨는데 늦은 나이에도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고지서에 적혀 있는 글을 읽기 위함입니다. 할머니의 마음가짐을 통해서 찬실은 나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진짜 본인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실천하는 것이 더 의미 있고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노트북을 보는 사람
찬실이 잠들었을 때 노트북을 보는 소피

찬실의 환영이었던 장국영은 그녀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떠나게 됩니다. 결국 PD라는 굴레에서 벗어난 찬실은 시나리오를 작성하게 됩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시나리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찬실이는 복도 많지 결말이 마음에 듭니다. 나이를 먹고 자신을 돌아 봤을 때 절망의 늪에 빠질 수 있었지만 스스로 극복하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어서 기쁩니다. 마치 나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은 결말이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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